(서울=튜브스쿨) = 며칠 전 ▶튜브스쿨 베이직 수업을 들은 수강생의 피드백이다. 학생분과 수업 외에 개인적인 대화를 할 시간이 부족해서 무슨 회사에 다니시는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 몰랐는데 단톡방에서 말해주셨다.


나는 예전부터 어떤 주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때 단순한 기술이 아닌 원리와 배경지식 같은 근원적인 개념 지식을 먼저 알려드린 뒤, 기술을 가르쳐드리는 원칙을 고수했다.
기업의 스폰서십을 유치하기 위해 단기간에 모객을 많이 하거나, 티켓을 최대한 팔아 수익을 내야 하는 한탕주의 1회성 콘퍼런스, 시간의 제약이 많은 세미나에서는 참석하는 수강생의 관점이 아닌 주최 측의 홍보성 기조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참석자들에게 원리원칙을 말씀드릴 시간이 거의 없다. 섹시한 야마를 뽑아 팔리는 얘기를 해야 환상을 가진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이 깔아놓은 플랫폼 위에서 장기판의 말과 같은 연사로 서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콘퍼런스나 세미나에서 내 생각과 가치를 지키며 고객만족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 물론 그런 곳에 나가면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나를 세일즈 하거나 홍보하는 마케팅 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나를 위한 거지 참석자들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외부 플랫폼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요청이 와도 정중하게 거절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가지 않고 있다.

지금의 나는 ‘콘텐츠마케팅'(Content Marketing)이라는 큰 틀을 업으로 삼으면서 그중 플랫폼 요소의 한 분야인 유튜브에 대한 B2C 교육과 B2B 기업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콘텐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정보 전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보 전달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뉴스-미디어 분야에서 10년 넘게 진지하게 콘텐츠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개별 콘텐츠의 상위 단계인 콘텐츠마케팅 영역까지 스텝이 이어지게 됐다.
참고로 콘텐츠마케팅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개인미디어, 콘텐츠전략, 브랜디드콘텐츠, 기업미디어, 브랜드저널리즘, 네이티브광고, 인바운드마케팅, 브랜드스토리텔링, 기업퍼블리싱, 기업저널리즘, 브랜드미디어 등 무척 많다. 하지만 나는 콘텐츠마케팅이 제일 적합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요즘 콘텐츠마케팅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영상 중심의 유튜브 플랫폼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재밌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대부분의 유튜브 교육(콘텐츠, 제작, 마케팅 등)에서는 강사들조차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론보다 실습을 중요시하는 수업이라고 포장하며 과정을 건너뛴다.
간혹 이론에 대해 가르친다고 해도 유튜브라는 플랫폼과 영상 제작에 대해 통전적으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두리뭉실 인터넷에서 찾은 지식이나 편협한 경험에서 나오는 체험적 뇌피셜로 두루뭉술 설명하며 근근이 수업을 때우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점이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어떤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 지도를 조금이라도 알고, 내 좌표를 확인해야 길이 보인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 유튜브 교육의 모습은 지도 없이 “무조건하다 보면 된다!”라며 등 떠밀어 무작정 걷게 만든 뒤 지쳐 쓰러지면 “네 노력 부족이야”말하며 나 몰라라 내팽개치는 모습과도 같다.
학생의 수준은 선생을 넘어서지 못한다. 선생이 지도를 읽는 안목이 없는데 학생이 어떻게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 작금의 한국 유튜브교육의 모습은 지도 없이 “무조건하다 보면 된다!”라며 등 떠밀어 무작정 걷게 만든 뒤 지쳐 쓰러지면 “네 노력 부족이야”말하며 나 몰라라 내팽개치는 모습과도 같다

새로운 여정을 떠나기 위해 힘차게 발걸음을 시작한 분들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시간에 다다르도록 도와드리기 위해, 나는 수강생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이론적 토대를 탄탄히 설명드리는 시간을 확보한다. 이 내용을 누락시키면 당장은 학생들이 편해서 좋겠지만 바람만 살짝 불어도 모래 위에 쌓은 성 같이 사상누각이 되어 금방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론 수강 대상에 따라 밸런스를 조절하는 일은 필수다. (노트북을 태어나서 처음 사용해보는 남성분도 있고, 70대 어르신도 계실 정도로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졸업생들의 수강후기 ⓒ튜브스쿨(www.tubeschool.kr)
오늘은 영상편집을 시작하기 전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론 설명을 드렸는데 현업 전문가께서 칭찬해주셔서 감사했다. 다른 유튜브 교육에서 두 번이나 실패하셨다는데 눈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모습이 비단 한 분만의 일이 아닐 거라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올해 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의미인 도광양회(韬光养晦)를 마음에 새기며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 묵묵히 제품(콘텐츠) 개발에 내공을 쌓고 있다.
도광양회를 가슴에 품었기 때문에 며칠 전, 친정회사인 JTBC에서 취재차 방문하고 싶다는 요청도 거절했다. 잠시 고민은 했었지만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이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알릴 수 있다는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기회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촬영을 하게 되면 피해를 안 준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수강생들의 시간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 유튜브를 배우려고 귀한 시간을 내서 참여한 수강생들의 관점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거절하는 게 옳은 일이다!’
- 도광양회를 가슴에 품었기 때문에 며칠 전, 친정회사인 JTBC에서 취재차 방문하고 싶다는 요청도 거절했다

최근에는 이런 연락도 받았다. 아래 카톡은 올해 초, 지역에서 진행된 유튜브 수업을 들은 친구의 카톡이다. 유튜브 같은 테크놀로지를 원리부터 제대로 배우면 기업의 비즈니스 확장과 직장인의 퍼스널브랜딩은 물론, 취준생의 입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소중한 체험적 사례를 또 하나 얻었다.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말한 2:8의 파레토 법칙이 적용된다고 하는데, 카톡을 보며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임을 다시금 확신했다. 경험상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자신의 삶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20%밖에 없었고, 감사를 표현하는 사람도 2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 미래를 고민하며 수업에 참여했던 청년의 입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20%에 속하는 적극적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뭘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결과물이 조금씩 드러나는 듯해서 감사하다. 나도 그렇고, 인생에서 목적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유튜브를 배우기로 생각한 수강생들도 그렇고,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더욱 힘을 기르는 한 해 되길 소망한다. 🙏